블랙사제들
완드기
베떼랑 외
내 이름은 도 완 득. 금년 24세. 나는 전문대를 졸업 후 극적으로 월급 좋은 카페에 취직을 했다. 그리고
“얌마 도완득!”
여전히 똥주는 살아있다.
완득이의 일생
1. 비 오는 날 우산 없이 걸어가는 남자가 학창시절 은사(?)
지난 가을이었다. 수도권 전문대에 입학하고 바로 군대에 다녀왔다. 남은 졸업일수 맞춰서 기말고사를 앞둔 어느 비 오는 날이었다.
촤아아아
옥상에 펼쳐 둔 빨래가 생각나 허겁지겁 우산을 들고 뛰어가던 길이었다. 버스에서 내려서 뛰어가는데 눈에 보여서는 안될 인형(人形)이 보였다. 비에 젖었지만 덥수룩한 머리에 건들거리는 걸음걸이. 설마 하며 슬쩍 각도를 틀어봤으나 꺼슬한 수염에 테 얇은 안경까지. 되려 빼도박도 못하게 ‘그’인 것만 확인하고 말았다. 차라리 보지라도 못했으면 신경이라도 안 썼을 걸. 이럴 때만 기가 막히게 눈치가 빨랐다며 스스로에게 하는 욕을 짓씹었다.
“쌤!”
나름 큰소리로 불렀으나 신경도 안 쓰고 제 갈 길을 가고 있었다. 못들었나 싶기도 했으나 두 번 부르기엔 벌써부터 지친 몸이 부르지 말라고 외치고 있었다. 이미 발견했으니 모른 척 지나가기엔 마음 한구석이 찝찝했다.
“쌤.”
“? 뭐야.”
너 왜 여깄냐.
일단 뛰어가 우산부터 씌우자 그제야 훅 멈춘 빗물에 똥주가 뒤를 돌았다. 똥주. 학창시절 그렇게나 죽여달라고 하나님께 빌었는데 다 소용없게 만들었던 담임. 왜 이런 날씨에 이러고 계시냐고 묻자 나오는 말은 겪어보기도 어려운 종류의 것이어서 어이가 없었다.
“하나 있는 동생새끼가 고자가 되겠단다.”
2 교회 다니는 담임의 성당 다니는 쌍둥이 동생
어쩌다 보니 똥주는 새로 구한 내 옥탑 방까지 들어와서 한 통에 8,000원짜리 유자차를 받아먹고 있었다.
“아니 이 망할 놈이 신부가 되겠다잖아.”
세상에 신부는 아무나 된다냐? 덩치도 산만하고 깡패 같은 새끼가 몇 년동안 연락도 없길래 알아서 잘 처먹고 살려니 했더니 오랜만에 보자마자 하는 소리가, 뭐? 신부? 사제 품직인가 뭔가도 이미 따고 신부로 살고있댄다. 야, 이해가 가냐? 집채만한 놈이 성질도 오락, 가락하는데 어? 성경책 읽으면서 청렴한 생활을 유지하는 신부가 되겠다고 했다고.
말하다 속이 뒤집히는지 ‘야, 쏘주 없냐?’ 는 소리부터 하는 똥주에게 ‘집채만한 덩치에 성질도 오락, 가락하시는 쌤도 교과서 읽으면서 새 나라의 새싹들을 키우는 선생님을 하는데 신부님이 어때서요.’ 라고 하려다가 이 이야기가 끝나기도 전에 일면식 없는 똥주 쌍둥이 동생에게 장례식 기도부터 들을 것 같아 말을 삼켰다. 소주 없어요. 제발 집에 가세요.
"오랜만에 봐놓고 하는 소리가 가라는 말 밖에 없냐? 어휴, 제자 백 날 길러도 소용없다, 소용없어."
"…"
"그래서 요즘은 뭐하고 사냐"
"그냥 편의점 알바 뛰면서 학점 따고 있죠."
나는 이 날 편의점 알바로 어디다 풀칠하고 사냐고 속을 살살 긁던 똥주가 오래지 않아 소개해준 사내 카페에 정직원으로 취직하게 됐다.
3 깡패 경찰이 오는 카페
요 며칠 전부터, 일하는 카페에 자꾸 찾아와 신경을 박박 긁는 똥주 2호가 나타났다.
“아니 여기 학생, 여기 주문. 주문받야지 주문.”
주문, 그래 주문. 아오, 뭘 안다고 학생이냐 대체. 서울 표준어 섞인 거친 경상도 사투리에, 삐뚜룸한 표정, 뽀글 거리는 곱슬머리 다리도 꺽다리에 가죽자켓을 입고 다니는 남자는 어느날 들어와서 계산을 하다말고, 굉장히 이상한 표정을 지었다.
“…….”
“주문 하시겠습니까?”
“…………….”
뭐가 문제냐는 표정으로 쳐다봐도 남자의 표정은 마치 자기 돈 떼먹고 튄 원수를 보기라도 한 듯 눈에 쌍수를 키고 있었다.
“느 왜 여깄냐.”
“네?”
일을 하니까 여깄지 왜 여깄겠냐. 하고 싶었으나 참았다. 월급… 집세… 월월 짓는 손님들에게도 웃으면서 모른 척 성심성의 것 서비스를 제공해줘야만 했다. 그 때 마침 단골 손님이자 인근 경찰서에 근무 중인 형사님이 들어왔다.
“야, 너 이 씨발럼이 모른 척 해? 너 조태옵,”
“워워워워~ 우리 도철이. 정신차려야지 잡혀간 태오가 왜 여깄겠니 엉? 아니 학생, 일하는데 미안해요.”
이 친구가 워낙 성격이 도그 같아서, 하하.
아주 익숙한 듯 진상 손님의 입을 헐레벌떡 뛰쳐들어와 틀어막은 오 형사님이 어설픈 표정으로 웃으며 물었다. 덕분에요, 하고 식은땀을 닦았다. 뭐 드릴까요?
“어어 그래. 일단 나는 카라멜 마끼아또랑,”
형사님이 입을 막은 남자를 흘낏 보자 그 와중에 남자가 눈짓으로 메뉴를 읊는 소리가 들렸다.
“어, 아메리카노. 두 개. 테이크 아웃으로.”
하하, 국어책 읽는 투로 웃는 형사님께 감사하다고 살짝 말한 뒤 결재를 했다. 자리를 비키고서야 두 사람이 뭐라 툭탁거리는 소리가 들렸으나 신경 쓰면 복잡해 질 것 같아 넘겼다.
그리고 바람처럼 형사님은 테이크 아웃 커피와 남자를 끌고 사라지셨고, 그 뒤로 간첩을 감시하는 짭새처럼 남자는 사흘에 한번 꼴로 이곳에 찾아와서 커피 한잔 시키고 최소 한 시간은 앉아 있다 나갔다. 분명 해당 경찰서 윗층에도 사내 카페가 있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도 굳이 여기까지 와서 시비를 거는지 의문이었다. 나중에 알고 보니 이 근방에서 제일가는 또라이 형사로 유명한 서 도철 형사라는 이야길 들었으나, 인생 살면서 우리 집을 욕한 옆집 아저씨에게 덤벼 멍 자국을 냈던 일을 제외하면 형사에게 찍힐 만한 양심 없는 짓을 한 적이 없으니 신경 쓰지 않았다. 단순히, 형사는 시간이 남아 도는 직업인가… 하는 생각 정도는 들었던 것 같기는 한데…
“학생, 인생 착하게 살아야 돼, 알았지?”
아, 예.
4 교회 다니는 담임의 성당 다니는 쌍둥이 동생 2
카페에서 일 한지 오 년이 지날 즘. 그동안 시간이 오래 지나면서 여기저기 카페도 늘어나고, 자꾸 와서 딴지를 걸던 서 형사님과도 조금 미운 정이 쌓였다. 그러던 어느 오후, 점장이 웬 남자를 소개 시켜주었다. 본사 영업 팀 사원이었다.
“이제 완득이 너도 매니저 하나 해야지?”
그렇게 넓은 시내에 개업한 매장에 매니저로 임명 되었다. 그리고 만났다.
딸랑딸랑
“어서오세요~”
“네 여기, 야 아가토야. ”
“네 여기 있습니다.”
도구를 정리하다 손을 닦고 꿀꿀거리는 소리에 보니 주문고객의 동승 손님인 듯 훤칠한 남자가 노끈으로 묶은 아기 돼지를 데리고 있어 키득거렸다. 신기한 손님들이네, 하고 포스기 앞으로 와 주문 고객의 얼굴을 확인한 순간. 내 표정은 분명 말똥을 씹은 너구리의 얼굴이었을 거다.
“똥주?”
“난 에스프레…?”
고객이 말을 마치기 전에 탄식하듯 물은 점원의 표정이 요상하니, 고객의 표정도 험악해졌다. ‘아는, 분입니까?’ 돼지를 데리고 온 손님이 어리둥절한 표정으로 주문고객에게 물었으나 똥주와 똑 닮은 남자의 표정도, 요상해진 나의 표정도 변함이 없었다. 순간의 정적에 뒤에 선 알바생만이 안절부절하는 것이 느껴졌다.
“동주 제자니?”
말투와 표정은 그윽했으나 눈빛은 한 건 잡은 투견 같았다.
5 호는 얌마 요, 이름은 도완득 이니.
-한창 조용하다 싶었다. 엉, 너 길에서 내 얼굴에 똥칠하고 다니니?
“……..아닌데요”
-아닌데 한창 속세에 떨어져 사는 동생 입에서 밖에서 어린 놈한테 반말 듣고 다니냐는 소리가 나오냐?
사실 입이 백개여도 할 말이 없다. 진짜 똥주 였더라도 눈앞에 대고 똥주라고 불러선 안되는 거였는데, 하지만 어찌하랴 물은 흐르면 닦기라도 하지 말은 나간 이상 눈앞에 있던 똥주와 꼭 닮은 신부님의 후두부를 커피포트로 치지 않는 이상 -말도 안되는 일이지만 만에 하나 정말 커피포트를 들었더래도 되려 그 솥뚜껑만한 손에 맞아 쓰러졌을 것 같다- 기억에서 지울 수도 없는 일 이었다. 똥주가 한탄하는 소리가 여기까지 들리는 것 같았다.
-얌마 도완득.
오랜만에 듣는 호(號)다.
-…그래 됐다 내가 뭘바라니 너한테, 야 다음에 걔 보면 꺼지라고 해.
“네?”
-꺼지라고 하라고, 속세는 신부님 안받는다고 해.
그 새낀 신부 한다더니 커피나 주문하고 쳐 앉았어. 하는 소리가 들리긴 했으나 전부 귀담아 듣진 않았다. 아무리 그래도 동생일텐데, 역시 보통 꼰대가 아니였다.
6 똥주의 일기
[야, 나도 새파랗게 어린 놈 끌고, 봐라. 전에 잡은 돼지 불쌍하대서 아기 돼지 또 데리고 다니는 김 빠진 놈 데리고 다닌다지만, 어휴 넌 그, 진짜, 하, 진짜 핏덩이 같은 어린 놈한테 얼마나 낮잡아 보이고 살길래 대낮에 커피 집에서 똥주 소리 듣냐? 쯧쯧]
넌 커피 주문하면서 똥주 소리 듣니?
진짜 눈앞에 범신이 있었더라면 당장에 달려들어서 어릴 때처럼 주먹으로 바디랭귀지를 했을터였다.
쓰다가 만 동주&범신이 쌍둥이 썰
무커플링으로 쓰는데 완득이 카페 시키면 카페할때 심심할테니까 맨날 거치른 들판위에를 외칠것 같은 형사 도철이도 엮이고, 너 피아노 잘칠 관상인데, 피아노 쳐볼래?하는 교수도 하나 나오고, 그거 전부 도를 아세요 물리치는 것 처럼 네네, 관상에서 전 빨리 퇴근할 상이래요 이러고 넘기는 인생무상 완득이도 보고싶고 하나는 선생한다고 아부지 공장 노동부에 신고하는 아들 1 동주랑 하나는 신부하겠다고 나가더니 어린 여고생 죽였다고 형사재판 갈뻔하고 신고당하는 아들2 범신이 둔 공장 사장 아부지도 보고싶고. 돈돈이 죽고 돈돈이 보고싶네요... 그래도 정들었는데... 하더니 어디서 돈돈이 2를 데려와서 이거보십시오 베드로 형제님 돈돈입니다. 하는 멍충인지 착한건지 지능2인지 모를 준호보고 뒷목잡고 성호 긋고 주여 하고 한탄하고 '제가 아새끼를 낳아 기르는 심정입니다 아버지.'하는 범신이도 보고싶다. 노답ㅋㅋㅋㅋㅋ